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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니네이발관과 이석원



 언니네이발관, '아름다운 것' live @지산밸리락페스티벌


 늦고 더운 어느 밤 유투브를 떠돌다가, 올해 지산에서 언니네이발관이 공연한 '아름다운 것' 직캠 영상을 보게 됐다.
 
 여전히 좋다. 심금을 울린다.

 '여전히'라고 쓴 이유는, 요새 언니네 음악을 거의 듣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. 이석원의 사생활이 어떻다, 저떻다... 이런 말을 몇 마디 주워 듣고는 아주 작은 실망을 했었다. '그런(?)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 수가 있지', '노래와 삶이 너무 다른 사람이다' 등등. 별로 심각하지는 않게, 그치만 곰곰이 작은 생각들을 한 이후로 굳이 언니네 음악을 꺼내어 듣지는 않았다.

 여전히 그 생각은 유효하다. 나는 그 사람을 잘 모르지만, (아예 모른다고 보는 편이 더 맞겠다) 만약 그런 말들이 진짜라면 그가 만든 음악을 듣는데 적잖이 방해가 될 것이다. 그런데 오늘 유투브에서 누가 대충 찍은 영상을 두어 개 보고 나서, 그 음악들을 이런 식으로 버리게 된다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. 언니네이발관은 20세 이후의 내 많은 추억이 녹아있는 밴드고, 노래 하나하나에 삶의 장면들과 그 때 만난 사람들을 갖다 붙일 수 있을만큼 의미가 크다. 내가 태어나서 가장 여러 번 반복해서 들은 곡이 아마 언니네이발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... 

 그러면서 정말 오랜만에,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다. shakeyourbodymoveyourbody 닷 컴. (명작이다) 무심코 이석원의 일기를 몇 개 클릭했는데, 이런 글이 나왔다.

2010년 8월 14일

공연을 하는 입장에서

공연이란건 잘되는 날도 있고
안되는 날도 있지 라고 태평하게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.
우리에겐 맨날 하는 공연이지만 보는 사람에겐
일생에 한번 뿐일 수 있는 거니까.
 
 내가 본 여러 번의 언니네이발관 공연 중 어느 한 날은, 그가 정말 공연하기 싫은 어떤 날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. 그런데 그는 관객을 위해, 나를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최선을 다했다. 그의 프로페셔널리즘 덕분에 나는 그 날 공연을 보고 행복했을 것이고, 집에 와서도 내내 음악을 되돌려 들으면서 공연장의 감동을 곱씹고 또 곱씹었겠지.

 까칠하고, 예민하고, 때로는 재수없는 그의 캐릭터가 이해가 간다. 내가 동네 호프집에서 거창하게 떠들어대는 '장인정신'이란 걸 삶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실현한다면 바로 저런 거겠지. 


 언니네이발관, '100년동안의 진심' live @지산밸리락페스티벌

 2분도 안 되는, 앨범에서 인트로 내지는 브릿지로 들어가 있는 이런 곡을 굳이 락페스티벌의 큰 무대에서 연주하는 저런 자존심도 좋다.

 올해가 가기 전에 공연을 한 번 보고 싶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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